< 제임스 카메론 다시읽기
터미네이터2 심판의 날 >
터미네이터 프랜차이즈 중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필름은
당연 오리지널 터미네이터의 속편격인
제임스 카메론의 『터미네이터2: 심판의 날』이다.
물(Water)에 진심인 카메론 감독이
액체 금속 살인병기(Liquid Metal Murder Weapon)를 등장시킨
특수효과는 90년대 영화의 볼거리이자 백미였지만
30년이 지난 지금 다시보니,
제임스 카메론은 이야기꾼이자 스토리텔러였다.
앳되고 앳된 「존 코너: 에드워드 훨롱」와
「T-800: 아놀드 슈왈제네거」는 찐한 우정을 나누고 눈물을 배우는 친구이기도 했지만,
한편으로는 아버지와 아들 그 이상의 관계였다는 걸 깨달았다.
멕시코 국경인근에서 무기를 재무장하며 전열을 가다듬을 때
사라는 둘을 쳐다보며 이렇게 읊조린다.
“Of all the would-be fathers
who came and went over the years,
this thing, this machine, was the only one who measured up.
In an insane world, it was the sanest choice.
그 동안 스쳐갔던 존의 아버지 후보 중에서
오직 저 기계만이 자격을 갖추고 있는데
이는 미쳐버린 세상에서
가장 현명한(정신이 온전한 / 분별있는) 선택이었다.”
세상을 파멸로 이끌어가고 있는 이 미쳐가고 있는 세상에서
기계인 터미네이터가 오히려 아버지의 역할을 하며
가장 미치지 않고 정신이 온전한 선택이라는 아이러니는
이 영화내내 관통하고 있는 주제이다.
그래서 터미네이터의 유명한 대사 “I’ll be back”보다
이 대사가 더욱 의미있게 들린다.
(정신병원에서 ‘사라 코너’가 ‘T-800’을 다시보고 기겁하며 바닥에 뒤로 넘어지자 터미네이터 ‘아놀드 슈왈제네거’가 손을 내밀며 하는 말)
“Come with me, if you want to live.
살고 싶으면 따라와요.”